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불상 속 손의 비밀 - 수인(手印)의 의미와 종류

by 포츈텔러 탄리 2025. 4. 22.

    목차

불상 속 손의 비밀 - 수인(手印)의 의미와 종류


“왜 어떤 불상은 손을 붙이고 있고, 어떤 불상은 땅을 가리키고 있을까?”

사찰을 찾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가져보는 질문입니다.
불교의 불상은 단순한 조각상이 아니라, 그 손 모양 하나하나에도 깊은 의미와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불교 조각의 상징 언어인 ‘수인(手印)’을 중심으로, 불상 속 손의 비밀을 풀어보겠습니다.

 

1. 수인이란 무엇인가: 불교의 ‘손 모양 언어’

● 수인의 정의

‘수인(手印)’이란 부처님이나 보살이 수행하거나 설법하실 때 취한 손 모양을 뜻합니다.
이는 부처님의 경지와 의도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상징이며, 수행의 목적, 보호, 설법, 자비 등의 뜻을 담고 있죠.

힌두교에서 유래된 이 ‘무드라(mudrā)’ 문화는 불교와 융합되며 인도 → 중국 → 한국 → 일본으로 전파되어 각 지역에 맞게 발전했습니다.

● 왜 손 모양이 중요한가?

불상은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손 모양을 보면,

이 부처님이 어떤 성격을 지녔는지,

어떤 수행 상태에 있는지,

어떤 중생을 위해 존재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2. 대표적인 수인과 그 의미

한국 불상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수인들을 소개합니다.

① 합장인(合掌印)

두 손을 가슴 앞에서 모은 손 모양

우리나라 불자들이 기도할 때 손을 모으는 자세와 같음
**합장인**은 불교에서 두 손을 모아 합장하는 수인(手印)으로, 예경·공경·기도·발원 등의 의미를 담고 있음
한국 전통 불상에서는 흔치 않은 수인이지만, 현대에 조성된 불상 중에서 합장인을 한 사례가 있습니다.

📍 예시 사찰: 북한산 국녕사 합장환희여래불(合掌歡喜如來佛), 용인 와우정사 

북한산 국녕사 합장환희여래불(合掌歡喜如來佛)
북한산 국녕사  합장환희여래불(合掌歡喜如來佛)

②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

오른손은 무릎 아래로 뻗어 땅을 가리키고, 왼손은 무릎 위에 올린 자세

항마촉지인은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는 순간, 마왕의 방해를 물리치고 대지를 증인 삼아 성도(成道)했음을 상징하는 수인한국 불교 조각사에서 항마촉지인은 석가모니불의 대표적인 수인으로, 여러 사찰의 본존불에서 찾아볼 수 있음

📍 예시: 석굴암 본존불, 통도사 대웅전 본존불, 부석사 무량수전 본존불, 선암사 대웅전 본존불, 봉정사 극락전 본존불, 법주사 대웅보전 본존불 등 

석굴암 본존불
석굴암 본존불

③ 설법인(說法印)

양손을 가슴 높이에서 마주하며 손가락으로 원을 만드는 모양

설법인은 부처님이 중생에게 법을 설하는 모습을 나타내는 수인
주로 석가모니불, 노사나불, 아미타불 등에서 나타나며, 두 손을 들어 엄지와 중지를 맞대거나,
한 손은 가슴 앞에 두고 다른 손은 아래로 내린 형태 등 여러 변형이 있음

지혜, 가르침, 전법(傳法)을 상징

📍봉정사 극락전 아미타설법도

봉정사 아미타설법도
안동 봉정사 아미타설법도

④ 지권인(智拳印)

왼손은 주먹을 쥐고, 오른손은 검지를 감싸 쥐는 모양

‘지혜와 자비의 결합’을 뜻함

밀교 계통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수인

대일여래(비로자나불)의 대표 수인
 한국에서는 통일신라 후기부터 고려,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비로자나불상에서 널리 나타남 

📍 산청 덕산사 석조비로자나불좌상,  철원 도피안사, 장흥 보림사, 강릉 굴산사지, 가평 대원사

산청 덕산사 석조비로자나불좌상
산청 덕산사  석조비로자나불좌상

*** 

최근 경남과 경북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인해 산청 덕산사(석남암 비로자나불좌상) 역시 큰 위협을 받았습니다.
다행히 국보 233-1호인 석조 비로자나불 좌상은 신속하게 금서면 동의보감촌 한의학박물관으로 안전하게 이송되어 피해를 입지 않았습니다. 이번 산불로 인해 많은 국가유산과 사찰이 위험에 처했지만, 문화재와 유산을 지키기 위한 관계자들의 신속한 대응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하루빨리 피해 지역이 복구되어, 산청 덕산사와 지역의 소중한 문화유산들이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산불로 인해 고통받은 모든 분들과 현장에서 애쓰신 모든 분들께 위로와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3. 한국 사찰에서 볼 수 있는 수인의 실제 적용

한국 사찰에 봉안된 불상은 대개 다음과 같은 수인과 대응됩니다:

 

불상 명칭 대표 수인 상징


이처럼 각각의 수인은 불상의 신분증과도 같아, 어떤 부처님인지 구분할 수 있게 해줍니다.

 4. 수인을 통해 불상을 읽는 눈을 갖자

수인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불교의 핵심 교리와 수행의 목적을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심오한 상징 언어입니다. 사찰에 가서 불상을 마주할 때, 손의 모양을 유심히 바라보세요.

손바닥을 펴고 있으면 “내가 너의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자비의 손이고, 땅을 가리키면 “나는 진실로 이 땅 위에서 깨달았다”는 진리의 증언입니다. 불상은 말이 없지만, 수인을 통해 마음을 건넵니다.
우리가 그 상징을 이해하는 순간, 불상은 조용히 우리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마치며, 수인을 알면 불상이 다르게 보인다

불교는 ‘형상’을 금기하지 않았고, 오히려 형상을 통해 교리를 전파하는 데 탁월했습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수인, 즉 손의 언어입니다.
이제 사찰에 가면, 불상의 손을 보세요. 그 손은 부처님의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