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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속 힐링 공간, 옥천암 템플스테이 체험기 – 사찰에서 보내는 하루

by 포츈텔러 탄리 2025. 4. 4.

    목차

서울 옥천암
서울 옥천암 전경

 

 

 

바쁜 일상 속에서 마음이 지쳐갈 때, 우리는 종종 조용한 곳을 찾게 됩니다. 단순히 조용한 장소가 아니라,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곳이 필요하죠. 저 역시 템플스테이에 관심은 있었지만, 1박 2일 일정을 내는 것이 쉽지 않아 늘 미루기만 했습니다. 그러다 서울 도심 한가운데 있는 작은 사찰, 옥천암에서 당일형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 하는것을 확인하고 바로 신청했습니다. (23년도 5월의 체험 후기 입니다^^ 체험 신청 전 프로그램을 확인하세요) 

 

서울 시내에서 이런 평화로운 공간을 찾을 수 있다는 게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반나절 남짓한 짧은 일정이었지만, 마음속에 긴 여운을 남긴 하루였어요. 이렇게 늦게라도 후기를 남기면서 제가 체험한 옥천암 템플스테이의 소중한 순간들을 전해드리려 합니다.

 

 

 

🔶 도심 속 고요한 쉼터, 옥천암

 

옥천암은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북한산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도심 한복판에 있으면서도, 북한산의 기운 덕분인지 이곳은 유독 고요하고 맑은 분위기를 풍깁니다. 사찰 자체는 아담하지만, 역사적 의미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특히 이곳에는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16호로 지정된 '서울 옥천암 마애보살좌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고려 후기로 추정되는 이 마애불은 바위벽에 새겨져 있는데, 온화한 미소와 부드러운 눈매에서 깊은 자비심이 느껴집니다. 도시의 소음을 잠시 내려놓고 이 불상 앞에 가만히 앉아 있으니, 어느새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고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더군요.

 

🔶 당일형 무박 템플스테이 – 짧지만 깊은 울림

 

조금 이른 시간, 저는 옥천암 종무소에 도착했습니다. 수련복으로 갈아입고, 스님을 만나 인사를 나눈 뒤 간단한 일정 안내를 받았습니다. 이날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은 저 혼자였습니다. 덕분에 아주 조용하고 깊이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죠.

첫 순서는 스님과의 대화였습니다. 옥천암의 유래, 사찰의 구조, 보도각 백불님의 의미에 대해 들으며 옥천암이 더 깊이 있게 다가왔습니다. 이어 스님의 안내로 경내를 천천히 둘러본 후, 산신각으로 향했습니다.

산신각은 작고 고요했지만, 바위처럼 단단한 에너지가 공간 전체를 감싸고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스님께 절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단순해 보이는 동작이지만, 자세 하나하나에 뜻을 알려주셔서 수행의 깊이를 느꼈습니다.

잠시 휴식을 취한 뒤, 합장주 만들기 체험이 이어졌습니다. 만들다보니 이쁜 팔찌가 되어 버렸지만, 알을 하나하나 꿰며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마음이 차분해졌고, 잡생각도 자연스레 사라졌습니다. 스님과 나누는 짧은 대화 속에서도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다음은 차담 시간. 따뜻한 차를 마시며 스님과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평소에는 누군가와 이렇게 진지하게 대화를 나눌 기회가 드물었기에 처음엔 조금 긴장되었지만, 대화가 이어질수록 제 내면의 깊은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왔습니다. 마음이 들킨 듯한 느낌에 살짝 부끄럽기도 했지만, 오히려 그것이 저에게는 커다란 위안이 되었습니다.

일정의 마지막은 점심 공양이었습니다. 소박하지만 정성이 깃든 한 끼를 조용히 먹으며, 식사마저도 수행의 일환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짧지만 진한 일정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사찰을 떠나는 길, 제 발걸음은 가볍고 마음은 고요했습니다. 하루 동안 머문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날의 울림은 오랫동안 제 안에 머물렀습니다.

 

 

🔶 템플스테이를 고민하는 분께

 

📌 예약은 템플스테이 공식 홈페이지(www.templestay.com)에서 가능합니다.

 

템플스테이 | 나를 위한 행복 여행

내면의 평화를 찾는 불교 문화와 자연 체험 템플스테이는 절에서 일정 기간 동안 불교 문화와 생활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07. 연등 및 염주만들기

www.templestay.com

 

 

🧘 처음이라면 무박 프로그램부터 경험해 보세요.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어요.

 

📵 체험 중에는 휴대폰을 잠시 꺼두세요. 그 자체로도 수행이 됩니다.

 

🪷 잠시 멈추는 용기

스님과의 말씀중에 지금 당장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아라 라는 화두를 주셨습니다. 
돈에 쫒기고 시간에 쫒기듯 살아가고 있지만 그래서 아직도 원하는대로의 삶을 살고 있는건지 아닌지도 모르겠지만 어쨋든 저는 이곳에서 (?)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ㅎㅎㅎ 


몇 년이 흐른 후에도 여전히 생각이 나는 걸 보면 옥천암에서의 반나절은 제 인생에서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혹시 마음 한구석이 지쳐 있다면, 조용히 사찰로 발걸음을 옮겨보는 건 어떨까요? 저처럼 그곳에서 새로운 울림을 만나게 될지도 모릅니다.